물리학에서 '시간의 화살'은 왜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만, 즉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지 설명하는 근본적인 은유다. 뉴턴의 고전 역학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구성하는 기본 방정식들은 사실 시간의 방향성을 구분하지 않는다. 영상 속에서 당구공들이 부딪히는 장면을 거꾸로 되감아도 물리 법칙에는 전혀 위배되지 않는다. 그러나 깨진 유리잔의 파편들이 저절로 모여 온전한 잔이 되거나, 커피에 떨어진 우유 한 방울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분리되는 일은 현실 세계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비가역적(되돌릴 수 없는)인 시간의 방향을 규정하는 유일한 물리 법칙이 바로 열역학 제2법칙, 즉 '엔트로피(Entropy) 증가의 법칙'이다.
엔트로피는 계(System)의 '무질서도'를 나타내는 척도다. 닫힌 계에서 자연의 모든 변화는 항상 무질서도(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자발적으로 진행된다. 정돈된 책상이 내버려두면 자연스레 어질러지듯, 우주는 질서 있는 상태(낮은 엔트로피)에서 무질서한 상태(높은 엔트로피)로 끊임없이 나아간다. 따라서 시간의 흐름이란 곧 우주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 자체를 의미한다.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이유 역시, 우리의 뇌와 기억 시스템 자체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거시적 우주의 인과율에 철저히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